2019년 11월 홍콩의 송환법에 대한 시위가 절정일 무렵, 나는 홍콩을 여행하고 있었다. 다들 위험하고 나 또한 연루될 경우 다칠 수 있다는 걱정이 되었지만 이미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위험에 익숙해졌다고나 할까? 브라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부터 내 숙소가 있는 몽콕시내까지 갈 수 있는 버스는 운항이 중단되었다. 몽콕이 시위의 절정인 곳이기 때문이었다.
버스가 가장 저렴한 방법인데, 어쩔 수 없이 공항 익스프레스를 타고 지하철로 이동하기로 했다. 다행히 지하철은 시위가격해지지 않는 이상 정차는 하였다. 그리고 일찍 밤 10시전에 운행이 종료되었다.
몽콕역에서도 몇몇 출구가 통제되는 바람에 귀찮게 숙소까지 돌아가야하긴 했다. 그전에 이런 곳에 숙소를 잡은 난 무엇인가.. 이 시기에 시위가 많아 몽콕의 숙소는 저렴했다고 한다..
몽콕의 건물들을 보니 화려한 홍콩의 이미지는 없었고, 이런 곳에서 참 어렵게 사람들이 살고 있겠구나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숙소를 알아 볼 때, 다들 방이 비좁다는 평이 있는데 그것이 홍콩이다. 엘레베이터도 비좁다.
얇은 건물이 최대한 높게 설계되는 것이 홍콩의 특징이다. 집, 땅값이 비싼 곳이니 어쩔 수 없겠다. 홍콩 중심가 특히 역쪽에는 시위대가 많은 반정부 게시물을 게시해둔 상태였다. 시위중 경찰의 진압에 눈을 다친 시위대의 사진이 돋보였다.
길을 걷다보면 인도의 벽돌들이 아래와 같이 나와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것은 시위대가 밤에 시위할 때, 차량 진입을 방해하려고 쓰기 위해 준비해둔 것이다. 위급할 경우 던지는 무기로 사용한다.
시위대가 길거리에 벽돌을 뽑아대면, 경찰은 그 벽돌들을 아래와 같이 수거한다.
다행이 낮에는 서로간의 충돌은 없다. 긴장감만 돌고 문제가 될일은 없다. 따라서 관광하는데에도 큰 지장은 없었으나 몇몇 친중 샵들은 그 피해가 올까봐 아예 문을 열지 않거나 일찍 가게 문을 닫았다.
침사추이도 현지 친구의 말에 의하면 평소와 다르게 조용했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는 만나서 스카이바에 가서 여유롭게 술을 마시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시위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밤은 아름다웠다.
저녁은 레이디스 마켓 근처의 유명 클레이팟 식당으로 갔다. 요즘 젊은 홍콩의 세대들은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으나 여행자인 나를 위해 특별히 나의 홍콩친구가 데려가주었다.
장어를 밥에 그냥 올려서 살짝 익혀 나온다. 장어는 한국에서 대개 구워먹지만 삶아먹거나 쪄먹어야 영양소 파괴가 덜 이루어지니, 더 좋았으나 맛은 간 조절이 필요했다. 저녁 후에는 홍콩에 왔으니 홍콩의 밀크티를 마셔줘야 할 것 같았다. 길가다가 우연히 친구와 함께 들어간 밀크티집. 슈가프리 밀크티인데 맛있었다. 밀크티하면 달달한 맛이 한국에서는 널리 알려져있지만, 홍콩의 밀크티는 그보다 더 앞서가 있었다. 천연재료로 색과 맛을 내는데 단맛은 은근히 퍼졌다. 물론 일반 홍콩 밀크티 가게를 가면 설탕들어간 것 다 판다.
하지만 위의 밀크티는 일본에도 사장님이 비법을 전수했을 정도로 정말 차를 마신다는 느낌이 드는 밀크티였다.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나이드신 사람들이 좋아할 법 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젊은 남녀들이 위와 같은 밀크티를 즐긴다는 것이 놀라웠다. 사장님이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공짜로 밀크티를 주면서 자신의 비전과 인스타그램 교환까지 했다. 가게 문을 닫았음에도 우리에게 계속 본인의 밀크티 철학을 설명해주셨다.
나는 왜 내가 이 이야기를 듣고있지 하면서도 나에게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다는 것에 감사했다. 밀크티를 마시고 나가는 도중에 경찰의 최루탄 습격을 받았다. 몽콕의 밤은 엄청난 긴장감이 돌았다. 최루탄은 화생방을 겪어본 내게는 사실 별 거 아니었으나, 최루탄에 직접적으로 맞으면 다칠 수 있으니 피하는게 상책이었다. 확실히 눈물나게 하는 효과는 있었다.
친구와 좀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나 밤에는 가게들이 전부 문을 닫고, 길거리는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므로 이만 헤어지기로 했다.
언론에서는 많은 홍콩의 젊은이들이 이 시위에 동참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나의 친구도 집이 어느 정도 사는 것 같았는데, 시위는 대체로 가진 것이 없거나 기회를 얻지 못한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미 좋은 직장이나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계층은 이 시위가 그들을 짜증나게 하는 것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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